이름궁합 획수 계산법
연습장 귀퉁이에 하던 그 놀이는 규칙이 딱 세 줄입니다. 왜 그렇게 하는지, 어디서 왔는지까지 정리했습니다.
규칙 세 줄
- 번갈아 놓기. 두 이름을 한 글자씩 교대로 나열합니다. “김철수”와 “이영희”면 김·이·철·영·수·희.
- 획수 세기. 글자마다 한글 획수를 적습니다. 자음·모음을 하나씩 뜯어 더합니다.
- 이웃 합의 일의 자리. 옆에 있는 두 수를 더해 일의 자리만 남깁니다. 줄이 하나씩 짧아지고, 두 자리가 남으면 그게 점수입니다.
예를 들어 여섯 글자의 획수가 5·2·8·5·6·4라면 다음 줄은 7·0·3·1·0, 그다음 7·3·4·1, 그다음 0·7·5, 그다음 7·2. 점수는 72점입니다. 이름궁합 화면은 이 피라미드를 그대로 그려 줍니다.
왜 번갈아 놓나
두 이름을 그냥 이어 붙이면 앞사람 이름 획수가 결과 앞부분을, 뒷사람 이름이 뒷부분을 정합니다. 번갈아 놓으면 두 사람 글자가 섞여 한쪽 이름만으로 점수가 정해지지 않습니다. “둘이 같이 만드는 숫자”라는 느낌을 주는 장치입니다. 같은 이유로 누구를 먼저 놓느냐에 따라 배열이 달라지고 점수도 달라집니다. 이건 버그가 아니라 놀이의 원래 성질입니다.
한글 획수표
자음·모음에 몇 획을 매길지는 정해진 표준이 없습니다. 서예에서 쓰는 획순 사전과도 다르고, 사이트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이 사이트가 쓰는 표는 이렇습니다.
| 획 | 자음 | 모음 |
|---|---|---|
| 1 | ㄱ ㄴ ㅇ | ㅡ ㅣ |
| 2 | ㄷ ㅅ ㅈ ㅋ | ㅏ ㅓ ㅗ ㅜ |
| 3 | ㄹ ㅁ ㅊ ㅌ ㅎ | ㅑ ㅕ ㅛ ㅠ |
| 4 | ㅂ ㅍ | — |
쌍자음은 두 배(ㄲ=2, ㅆ=4), 겹모음과 겹받침은 구성 자모의 합입니다(ㅐ=ㅏ+ㅣ=3, ㄳ=ㄱ+ㅅ=3). 그래서 “김”은 ㄱ1+ㅣ1+ㅁ3=5획, “철”은 ㅊ3+ㅓ2+ㄹ3=8획입니다. 다른 사이트에서 같은 이름을 넣었는데 점수가 다르다면, 표가 다른 것이지 계산이 틀린 게 아닙니다.
어디서 온 놀이인가
한자 이름의 획수로 사람의 운을 읽으려던 성명학이라는 전통이 있습니다. 거기서 두 사람의 이름을 나란히 놓고 획수를 맞대 보는 놀이가 갈라져 나왔고, 한글 이름이 일반화되면서 한글 자모 획수를 쓰는 지금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1990~2000년대 학교에서 쪽지로 돌던 놀이가 그것입니다.
왜 과학이 아닌가
세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 획수표 자체가 임의입니다. 표를 바꾸면 점수가 바뀝니다. 둘째, 계산에 두 사람의 어떤 특성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름 글자의 모양만 봅니다. 셋째, 순서만 바꿔도 점수가 바뀝니다. 같은 두 사람인데 72점이었다가 38점이 됩니다. 그러니 이 점수를 관계에 대한 정보로 읽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도 이 놀이가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내 이름 옆에 적어 보는 행위 자체가 즐겁기 때문입니다. 점수는 핑계고, 그 사람 이름을 한 번 더 써 보는 게 본체입니다.
이렇게 즐기세요
- 순서를 바꿔 두 번 해 보고 높은 쪽을 믿습니다.
- 성을 빼고 이름만으로도 해 봅니다. 결과가 또 달라집니다.
- 결과 이미지를 저장해 상대에게 보냅니다. 상대가 자기 쪽에서 계산한 점수와 비교하면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 점수가 낮으면 띠궁합이나 성격유형 궁합으로 만회합니다.